특허로 승부하는 K-AI 원팀, 주간AI노트로 본 독점의 욕망과 나눔의 지혜

특허 협의체라는 이름의 풍경

지난 10월 4일, 산·학·연·관 20여 개 기관이 모여 'K-AI 특허전략 협의체'를 출범했다. 민과 관이 한 팀이 되어 AI 핵심·응용 특허를 빠르게 확보해 글로벌 경쟁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술적 우위만이 아니라 분쟁 리스크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도 함께 내걸었다.

이른바 'K-AI 원팀'이다. 같은 시기 해외에서는 챗GPT 주간 이용자가 12억 명에 이르렀고, 월 200달러 요금제를 절반으로 줄이며 500달러짜리 상위 상품을 새로 내놓는 개편이 있었다. AI가 시장을 넘어 일상의 문법이 되어가는 와중에, 우리는 '누가 무엇을 먼저 손에 쥐는가'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

그런데 이 장면이 낯설게 다가왔다. AI는 본래 나눌수록 커지는 지식의 총합에 가까운데, 그것을 '독점할 권리'로 환산하는 절차가 벌써부터 이렇게 분주하다니.

소유하려는 마음과 흘려보내는 마음

동양고전은 오래전부터 '소유'와 '통함'의 문제를 다뤄왔다. 공자는 인격의 완성을 器(그릇)라는 틀에 가두지 말라고 했다. 그릇은 용도가 정해진 도구이지만, 배움을 통해 자라는 사람은 미리 정해진 쓰임으로 자신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특허는 문자 그대로 '쓰임을 정하는 그릇'이다. 그것을 누가 갖느냐에 따라 시장의 문이 열리고 닫힌다.

장자는 더 멀리 본다. 그물과 통발은 물고기를 잡기 위한 도구지만, 물고기를 얻고 나면 도구는 잊어도 좋다고 했다. 말과 뜻의 관계도 그러하다고. 특허라는 그물이 아무리 촘촘해도, 그 안에 담으려는 '뜻'—곧 AI가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을 놓치면 그물만 남는다.

여기서 오늘의 장면이 재해석된다. 협의체의 출범을 나는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는다. 오히려 국내 연구자들이 개별적으로 흩어져 특허를 쪼개 갖는 대신 하나의 전략 아래 뭉친다는 발상은, 위험을 나누고 책임을 나누는 '공동의 지혜'에 가까울 수도 있다. 문제는 그 연대의 방향이 '우리끼리 먼저'로 기울 때다. 경쟁을 위한 연대는 다른 연대를 배제하는 순간 그 힘을 잃는다. 어쩌면 진짜 경쟁력은 특허 수가 아니라 그 특허를 얼마나 많은 이가 함께 쓸 수 있게 만드는가에 달려 있을지도 모른다.

다투지 않는 그릇의 쓸모

有之以為利 無之以為用 — 「道德經 11장」

유지이위리 무지이위용

"있음은 이로움을 낳고, 없음은 쓰임을 낳는다."

비어 있기에 쓸 수 있는 것

노자는 수레바퀴의 예를 든다. 바퀴통의 구멍이 비어 있기에 수레가 굴러가고, 그릇의 속이 비어 있기에 물건을 담고, 방의 벽과 문 사이가 비어 있기에 사람이 산다. 눈에 보이는 '있음'이 형태를 만들지만, 실제로 쓰임을 만드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어 있음'이다.

이 구절을 오늘의 AI 특허 경쟁에 겹쳐 읽으면 이렇다. 특허 등록증이라는 '있음'은 이익을 만든다. 그러나 그 기술이 실제로 산업과 일상에서 굴러가게 하는 것은, 아직 누구의 소유로 확정되지 않은 여백—공개된 연구, 표준, 오픈소스, 인재의 이동—이다. 그 여백을 다 메워버리면 그릇은 꽉 차서 아무것도 담지 못한다.

강의실에서 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묻곤 한다. "네가 지금 외운 지식 중에, 남에게 설명해줄 수 있는 건 얼마나 되니?" 대개 처음엔 머뭇거린다. 그런데 몇 번 나눠 설명하고 나면 오히려 자기 이해가 깊어졌다고 말한다. 지식은 나눌 때 줄어드는 게 아니라, 비어 있던 자리가 채워지는 것이다.

특허를 쥐는 일은 분명 필요하다. 다만 그 쥠이 무엇을 위한 쥠인지 물어야 한다. 방어를 위한 쥠인지, 성장을 위한 쥠인지에 따라 같은 특허도 전혀 다른 것이 된다. '분쟁 리스크 해소'라는 표현은 이미 그 답의 일부를 품고 있다.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다 소모되는 대신, 규칙을 나누어 지키자는 뜻이라면 그것은 有와 無의 균형에 가깝다.

남는 질문 하나

특허로 승부한다는 말은 곧 '누가 먼저 손에 넣는가'의 싸움이다. 그런데 정작 AI가 바꾸는 것은 소유의 지도가 아니라 쓰임의 지도 아닐까. 비워둔 자리에 다음 사람이 들어올 여지를 남겨놓는 것, 그것이 어쩌면 가장 오래 남는 특허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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