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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GDP 절반을 끌어올린다는데, 장자는 왜 도구에 마음을 빼앗긴다고 했을까

4년 뒤 미국 GDP 절반, 그 숫자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이유 요즘 화제다. 앤트로픽 창업자가 "AI 기술 발전이 지속되면 향후 4년 내 미국 GDP가 50% 가까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같은 날 다른 뉴스에서는 우리나라가 AI 특수에 따른 반도체 수출 증가로 대미 무역흑자 1천억 달러 돌파가 유력하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최태원 회장은 "굳이 대학 졸업장이 필요 없다, AI가 못하는 일을 찾아야 한다"고 청년들에게 말했다. 세 기사가 한 날짜에 나란히 놓인 것을 보면 하나의 풍경이 그려진다. AI는 이제 기술 뉴스가 아니라 경제 뉴스요, 교육 뉴스요, 청년의 진로 상담 뉴스다. 숫자로 환산되고, 일자리로 환산되고, 대학의 의미로 환산되고 있다. 그런데 이 장면이 낯설게 다가왔다. GDP 50%라는 숫자는 경이롭다 못해 비현실적으로 들리는데, 정작 그 숫자 뒤에 서 있는 것은 기계가 아니라 그것을 쓰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언제부터 도구의 성과를 문명의 성과로 환산하는 데 이토록 익숙해진 걸까. 장자가 본 기계의 그림자 — 유용함에 가려진 마음 여기서 한 걸음 물러나 생각해 본다. AI가 만드는 부(富)는 무엇이고, 그것이 늘어나면 우리의 삶은 그만큼 풍요로워질까. 나는 이 질문 앞에서 늘 장자(莊子)가 떠오른다. 어떤 밭을 물을 때 두레박 대신 두레방아 같은 기계를 쓰면 물을 열 배나 더 퍼올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공자의 제자 자공(子貢)이 그것을 쓰지 않는 이유를 노인에게 묻는다. 노인은 대답한다. 기계를 쓰면 일이 기계처럼 되고(機事), 일이 기계처럼 되면 마음도 기계처럼 된다(機心)고. 내가 아는 대로 옮기면 대략 이런 뜻이다 — "기계가 있으면 반드시 기계 같은 일이 생기고, 기계 같은 일이 생기면 반드시 기계 같은 마음이 생긴다." 이 구절은 흔히 반문명적 완고함으로 읽히지만, 나는 그렇게만 읽지 않는다. 장자가 겨눈 것은 기계 자체가 아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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