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신문이 묻는 오늘, 조선과 AI 앞에 선 사람의 길

매일경제신문의 조선업, AI, 투자, e스포츠 뉴스를 장자의 무용지용으로 풀어낸다. 미래 정보에 대한 불안보다 삶의 자유를 선택하는 동양 인문학의 지혜.

뜨거운 종이의 온도, 그리고 그 너머의 질문

오늘도 매일경제신문 지면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실렸다. 3일에는 e스포츠 소식이 전해졌다. 매일경제와 MBN이 주최하고 더플레이가 주관하는 대학생 e스포츠 대회 'MK챌린지'가 올해 11회째를 맞아 FC온라인으로 열전을 펼친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월드컵보다 e스포츠가 더 뜨겁다는 말이 실감 난다. 그런가 하면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주장, AI 시대 데이터센터의 전기와 물 문제에 대한 빠른 해법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라는 조언, 40년 투자 고수의 '국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결론까지. 또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이 통일문화대상을 받았다는 소식도 눈에 들어온다.

신문 지면을 넘기다 보면, 나는 문득 이렇게 묻고 싶어진다. 우리는 왜 이토록 많은 정보와 전망과 분석을 필요로 할까. 조선업의 미래, AI 인프라의 주인, 투자의 지혜까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그 변화의 방향을 단 하루라도 놓치면 뒤처질 것 같은 불안이 우리를 채근한다. 그런데 이 불안의 이면에는, 어쩌면 더 오래된 인간의 질문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그리고 그 길에서 무엇을 붙들어야 하는가.

미래를 읽는 눈, 다만 흔들리는 사람을 위하여

사람들은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주식이 오를지, 조선업이 호황을 이어갈지, AI가 가져올 변화가 나에게 어떤 영향일지. 매일경제신문은 바로 그 미래를 읽어내는 도구다. 그런데 내가 강의실에서 만나는 학생들을 보면, 미래를 안다는 것이 결코 안도감을 주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미래를 많이 알수록 그것에 대비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지고, 내가 준비한 것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심은 끊이지 않는다.

여기서 나는 장자의 말이 떠오른다. 장자는 세상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사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사람들은 흔히 장자를 무위자연의 철학자로만 알지만, 그의 진짜 가르침은 세상의 변화에 연연하지 않는 자유로움에 있다.

人皆知有用之用, 而莫知無用之用也 — 「莊子·人間世」
인개지유용지용 이막지무용지용야
사람들은 모두 쓸모있는 것의 쓸모는 알지만, 쓸모없어 보이는 것의 쓸모는 알지 못한다.

장자는 지금 우리가 얻으려고 애쓰는 정보와 지식처럼, 그렇게 '유용하다'고 여기는 것이 오히려 우리를 얽맬 수 있다고 말한다. 반대로 당장 쓸모없어 보이는 것, 예를 들어 차분히 사색하는 시간이라든지, 그저 좋아서 읽는 책이라든지, 사람과의 편안한 수다 같은 것들이 우리 삶을 위한 더 큰 쓸모를 지니고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무용지용(無用之用)의 가르침, 오늘의 삶에 뿌리내리다

'무용지용'은 '쓸모없음의 쓸모'로 풀이된다. 장자는 한 그루의 큰 나무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쓸모인 재목(材木)이 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도끼질을 면하고 하늘 높이 자라 자신의 수명을 다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우리에게도 이런 지점이 있다. 우리는 내일의 투자를 위해 오늘의 여유를 과감히 내던진다. 시장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후의 삶, 관계의 온도, 무심한 휴식까지도 하나의 '자산'이라는 이름으로 계산해 버린다.

하지만 정작 그 계산은 언제나 완벽하지 않다. 장자의 지혜는 이런 것이다. 세상의 유용함이 당신을 위한 것이라는 확신을 내려놓을 때, 다시 말해 조금 더 '쓸모없는 것들'을 우리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미래의 불안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요즘 강의가 끝난 뒤, 학생들과 함께 밥을 먹으며 축구 게임 이야기나 조선업에 대한 뉴스를 나눈다. 그 대화 속에서 학생들은 시험 점수나 취업의 조건에서는 절대 드러나지 않는 열정과 고민을 보여준다. 그것은 내가 '지식인'으로서 그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어떤 것보다 소중한, 쓸모없어 보이지만 실은 가장 깊은 자양분이 되는 순간이다.

지키고도 굶주리지 않는 삶을 위하여

결국 오늘의 신문 지면은 우리에게 미래의 '정보'를 주지만, 그 정보를 어떻게 살아갈지는 우리 자신의 '지혜'가 결정한다. 정보는 바다처럼 넓고 물결은 우리를 쉽게 흔들지만, 지혜는 그 바다를 항해할 수 있는 깊은 배 위에 서 있는 무게감 같은 것이다. 장자의 무용지용은 우리에게 말한다. 모든 것이 쓸모 있다고 믿는 경쟁의 놀이터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내가 없다'고 생각한 것들, 가령 멍하니 커피를 마시는 시간, 아무 목적 없이 걷는 길가의 자갈들에서 삶의 깊은 자양분이 자라고 있음을 느껴보라고.

오늘 저녁, 신문을 덮은 뒤 스마트폰을 잠시 멀리하고, 오늘 하루의 어느 순간이 당신의 삶을 truly 살게 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이미 당신 곁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댓글